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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

일본 소도시 오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 호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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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_오하라_소도시

 

 

 

교토시내에 훌쩍 떨어진 한적한 곳에 오하라마을이 있다. 이 오하라마을의 시골길을 걷다 보면,일본 소도시 오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인 호센인이 나온다. 호센인은 그 옆에 있는 사찰 쇼린인의 주지스님, 승려등의 숙소로 사용된 곳이다. 

 

쇼린인이라는 사찰은 1013년 히에이산출신 승려인 자쿠겐에 의해 창건된 사찰이고 지금의 건물은 일본의 도쿠가와무사정권이 일본을 다스리고 있었던 에도시대(1603년-1867년) 초기에 재건된 건물이다.

 

따라서 호센인은 쇼린인과 비슷한 시기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오하라_일본소도시_호센인

 

여느 일본사찰처럼 고요하고 정적이며 한적한 곳에 위치한 호센인은 객전에 있는 액자정원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액자정원이라 불린 이유는, 다다미가 깔려있는 일본의 전통스러운 객전에서 바라보는 정원의 모습이 마치 액자 안의 그림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여기서 객전이라는 공간은, 귀한 손님을 모시기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공간이다.

 

일본소도시_교토_호센인

 

 

이 객전이란 공간에는 다다미가 여러개가 깔려있고 정원과 마주 보는 한쪽벽면에는 도코노마라는 공간을 또 만들어 놨는데, 이는 일본 전통가옥내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구조로, 방 윗자리에 바닥을 약간 높게 만들어 놓은 다음 거기에 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꽃과 향로, 족자등으로 꾸며 놓는 공간이다. 이 도코노마를 등뒤로 두고 정면을 바라보면 거기가 바로 그 유명한 액자정원이 보인다.

 

 

호센인_액자정원_일본소도시

 

 

액자 안의 정원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메인이 되는 주인공은 수령이 700년이 넘었다고 알려져 있는 노송이 있다. 그런데 정확하게는 소나무가 아닌 잣나무다. 잣나무는 소나무과의 나무로 소나무와는 많이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소나무와는 종이 다른 잣나무다.  그래도 영어학명에는 한국소나무라고 되어있으니, 소나무라고 불러도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

 

객전에 들어서자마자, 액자로 보이는 객전기둥과 기둥사이에, 그 도도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압도적인 모습의 노송 !

순간!! 이 오래된 나무가 나의 감각을 지배하는 듯, 나의 모든 근육이 멈춰버린 듯했다. 카리스마에 압도당한 것이었다.

 

인간은 길게 살아야 100년 남짓이건만, 그 인간의 삶을 7번 이상이나 더 살아내고 있는 모습!!

아직도 건장한 기개로 위용을 뽐내는, 아름답고 황홀하면서도 온갖 세상의 모든 것에서 해탈한 부처님과 같이 고귀하면서도 감히 눈을 크게 뜨고 그 자태를 일일이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일본소도시_교토_오하라

 

 

이 오하라라는 교토에서도 조금은 멀리 떨어진 시골마을, 이 마을에서도 안쪽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작은 사찰에서 이러한 광경을 목격하다니... 실은 호센인의 액자정원의 사진은 인터넷등을 통해 접해 왔었지만. 직접 눈앞에서 보이는 700년 이상의 노송의 향연은 감히 뭐라고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나의 세포하나하나를 떨리게 만들었다.

 

오하라_교토_호센인

 

 

 

떨리던 세포들을 추스르며 빨간 방석에 앉아서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선종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마음을 다스리던 무사들이 생각났다. 피 튀기는 전투를 끝내고 돌아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조용히 말차를 만들어 음미해 가며 정원을 감상하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던 무사들!  나의 감정과는 정말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불현듯 당시의 무사들이 생각이 났다.

 

그것은 아마도 이 호센인안에 있는 피천정과 관계가 있지 싶다.

 

700년이 넘은 오래된 노송의 자태에서 느끼는 비현실적인 분위기와 동시에, 현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너무나 사실인 피천장의 언밸런스한 느낌.

 

오하라_교토_액자정원

 

 

1600년 세키가하라에서는 일본의 향후 권력자가 탄생되는 역사적인 전투가 벌어졌었다. 이 전투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 전국의 최고 권력자가 되었으나, 이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무사가신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중의 하나가 세키가하라전투가 벌어지기 바로 전 교토의 후시미라는 곳에 전투가 있었다. 이 전투에서 도쿠가와의 무사들이 패하자 370여 명의 남아있던 무사들이 할복을 하며 쓰러졌다. 그렇게 죽어간 많은 무사들의 피로 물든 나무바닥을 뜯어내어 , 그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호센인의 천장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교토_오하라_호센인

 

 

 

 언제나 간접적으로만 다가왔던 역사적 사실이 직접 겪은 거와 같은 착각이 들정도였다.

 

이렇게 작은 호센인이라는 곳에, 엄청난 역사적 사실과 함께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700년이 넘도록 아름답고 황홀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노송의 매력에서 당분간은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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